홍수 후 노아 가족의 제사를 받으신 하나님께서 노아와 그 아들들에게 축복했습니다.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 하라.’ 물론 이 축복은 새로운 축복이 아니라 이미 아담에게 했던 축복의 연속선상에서 갱신한 것입니다. 창조자의 바람은 피조물들이 심판으로 멸망하기 보다는 새로운 존재로 번성하게 되는 것입니다.

홍수 후 하나님은 모든 피조물이 사람을 두려워하고 무서워하는 마음을 주셨습니다. 어쩌다 사람이 맹수의 공격을 받아 해를 입지만 맹수들이 연합하여 사람들을 공격하지 않습니다. 나아가서 산 동물들을 채소나 열매처럼 식용으로 먹는 것을 허락하셨습니다. 단 동물의 고기를 먹을 때 피 채로 먹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이는 피는 생명이기 때문입니다. 비록 짐승이라 해도 꼭 필요할 때만 피 흘리게 하라는 것입니다. 무자비하게 생명을 죽이는 것은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하나님의 축복에 역행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노아와 그의 아들들과 한 언약을 세우십니다. 하나님은 연약한 인간을 언약의 상대로 인정해주셨습니다. 그 언약을 지키지도 못하는 무능자이지만 다시 한 번 기회를 주십니다. 또 ‘다시는 모든 생물을 홍수로 멸하지 않을 것이라 땅을 멸할 홍수가 다시 있지 아니하리라’라는 무지개 언약을 맺으십니다.

마지막으로 노아의 아들들과 최종적인 삶을 알려줍니다.

노아의 아들은 셈, 함, 야벳입니다. 여기서 함은 가나안의 조상이 되었습니다. 이 사실을 밝히는 것은 저자의 의도성이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함의 실수를 나타내기 위함입니다. 특히 가나안 정복을 앞둔 이스라엘 백성에게 가나안이 함의 후손이며 저주받은 후손임을 강조하려는 의도가 숨겨져 있습니다. 그렇게 함으로 앞으로써 이스라엘이 가나안 땅을 정복하고 저들을 진멸함에 근거를 제공해줍니다.

온 땅에 퍼진 인류는 홍수 심판에서 구원받은 노아의 아들인 셈, 함, 야벳의 후손입니다.

홍수 후 시간이 지나고 노아는 농사를 지었습니다.

특히 포도나무를 재배했습니다. 포도를 수확해서 포도주도 담았습니다. 이스라엘 민족에게 포도주는 필수적인 음료입니다. 예수님도 가나 혼인 잔치에서 포도주가 부족할 때 친히 물로 포도주를 만드셨고 바리새인들이 예수를 비난할 때 먹기를 탐하며, 마시기를 즐기는 자라고 했습니다. 마지막 제자들과 만찬 상에서는 포도주를 언약의 피에 비유하기까지 하셨습니다.

구약에서 복을 이야기할 때 늘 등장하는 내용에는 곡식, 기름, 포도주의 풍성함이 나타납니다. 포도주는 약용으로 음료로 사용되었습니다.

어느 날 노아 할아버지께서 포도주를 너무 많이 마셨습니다. 아무리 좋은 것도 지나치면 약간 모자람만 못합니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란 말이 나옵니다. 문제는 너무 포도주를 많이 마셔서 인사불성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성경에는 술 취하지 말라고 경고합니다.

지금까지 노아의 삶은 참 모범이 되는 삶이었습니다. 당대에 의인이고, 완전한 자이고 하나님의 말씀을 다 준행한 사람입니다. 이런 노아도 포도주로 인해서 실수했습니다. 과음은 노아 같은 의인도 실수하게 합니다. 노아는 얼마나 많이 마셨는지 21절, ‘취하여 그 장막 안에서 벌거벗은지라’ 했습니다.

술 취해서 장막에서 벌거벗고 잠자는 노아 아버지에 대한 세 자녀의 태도가 어떠했는지에 따라서 저주와 축복의 자녀로 나누어집니다. 가장 먼저 아버지가 술 취해서 벌거벗고 잠자는 모습을 보고 함이란 아들이 취한 행동을 문제 삼습니다. 함이 아버지의 벌거벗은 모습을 보고 밖으로 나가 셈과 야벳에게 알렸습니다. 아버지의 하체를 보고 가려주지 않고 오히려 아버지의 실수한 것을 소문내었습니다. 함 자신만 알고 덮어 주었다면 저주받지 않았을 것입니다.

반면에 함의 말을 들은 셈과 야벳에게서는 술 취한 아버지를 존중히 여기는 태도를 볼 수 있습니다. 이 두 아들은 어깨에 옷을 메고 뒷걸음질해서 아버지의 하체를 덮어 주었습니다. 아버지의 수치를 보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또 다른 사람이 보지 못하도록 덮었습니다.

함은 아버지의 수치를 다른 형제에게 알렸고 셈과 야벳은 아버지의 수치를 보지 않고 덮어 주었습니다. 타인의 수치를 덮어 주는 것이 사랑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노아처럼 실수합니다. 수치스러운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타인의 수치를 알 때 어떻게 행동하는지, 어떤 행동이 복을 받는 행동이고 저주받는 행동인지를 알 수 있어야 합니다. 타인의 수치를 나팔 불고 다니는 것은 저주받는 행위입니다. 반면에 타인의 수치를 사랑으로 덮어 주는 것이 복 받는 행동입니다. 하나님은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로 우리의 수치를 덮어 주시고 의롭다 여겨주셨습니다.

* 나 눔

1. 홍수 후 하나님은 인간에게 어떤 복을 주셨습니까?

2. 노아의 실수와 자녀들의 태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3. 나의 허물을 덮어 주신 하나님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나누어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