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일 같지만 쉽지 않은 일이 있습니다. ‘즐거워하는 자들과 함께 즐거워하고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라는 말씀입니다. 아버지의 유산을 허랑방탕하게 허비하고 돌아온 둘째 아들에게 아버지는 큰 잔치를 베풀어주었습니다. 각자의 가치관에 따라서 아버지가 이해되지 않는 사람이 있을 수 있고, 또 그를 참 사랑이 많으신 아버지라고 생각하는 분도 있을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비유 안에서도 아버지의 이런 모습을 온전히 동의하지 못한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큰 아들입니다. 둘째 아들이 돌아온 그날에도 큰 아들은 밭에 가서 자기에게 주어진 일을 성실하게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고 있었습니다. 집 가까이 왔을 때에 자기 집에서 풍악소리와 춤추며 잔치가 벌어진 소리가 들렸습니다. 궁금해서 한 종을 불러서 자초지정을 물었습니다. 종은 큰 아들에게 오늘 일어난 일들을 상세히 전해주었습니다.

종을 통해서 그날에 있었던 일을 상세히 전해들은 형의 반응은 어떠했습니까? 그는 분노했습니다. 아버지는 기쁘고 즐거운데 왜 형은 분노했을까요?　거기에는 동생에 대한 미운 감정이 있었습니다. 동생에 대한 시기심도 있었습니다. 자기 의의 잣대로 동생을 비판하는 정죄의 분노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큰 아들은 아버지가 동생을 위해 열어놓은 잔치의 즐거움에 동참하지 않으려 했습니다. 집밖에서 들어오지 않고 서있었습니다. 큰 아들은 동생을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허랑방탕한 삶을 살다가 돌아온 동생에게 잔치를 베풀어주는 아버지에 대한 불만도 있었습니다. 형은 아버지의 기쁨에 동참하기 싫었습니다.

이런 장남의 모습을 지켜본 아버지는 그를 설득하기 시작합니다. 아버지는 돌아온 탕자도 사랑하시지만, 집안에서 함께 살고 있는 큰 아들도 사랑하십니다. 아버지가 탕자를 맞이하러 가는 것처럼 이제 큰 아들을 맞으려고 잔치자리에서 일어나 큰 아들에게 함께 들어가자고 권유합니다.

아버지와 큰 아들의 대화 속에서 큰 아들이 분노하는 이유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29절) 큰 아들은 여러 해 동안 아버지를 섬겨 아버지 명을 순종하며 살았다는 자기 의를 자랑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성실히 아버지를 잘 섬긴 자기에게는 아무런 칭찬도 보상도 없었다는 불평을 합니다. 송아지는 고사하고 염소새끼 한 마리도 잡아서 친구들과 즐길 수 있게 해주시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겉으로 보여준 그의 근면한 노동과 아버지 말씀에 순종함이 아버지를 사랑함에 근거하지 않았음을 우리는 여기서 알 수 있습니다.

자기는 열심히 땀 흘려 아버지를 섬겨 일했는데 동생은 아버지 유산을 창기와 함께 삼켜버리고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동생에게는 잔치를 베풀어주고 나에게는 홀대하셨다는 것입니다. 어쩌면 큰 아들은 동생을 아버지 사랑을 차지하는 경쟁의 대상으로 여겼을 수도 있습니다. 큰 아들은 사랑받을 자격이 전혀 없는 탕자에게 자기가 지금까지 한 번도 그런 대접을 받지 못한 사랑을 주고 있는 아버지를 보며 시기심이 났습니다. 

사실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 또한 아버지가 자기를 위해서 잔치를 베풀어줄 것을 기대했습니다. 그 기대를 동생이 차지했으니 밉습니다. 큰 아들은 동생을 사랑하는 가족으로 보지 않고 경쟁의 대상으로 생각하다보니 잃어버린 동생에 대한 관심도, 긍휼히 여김도 가질 수 없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아버지와 두 아들 사이에서 드러난 관계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먼저 지난 주 살펴본 아버지와 둘째 아들입니다. 둘째는 자기 마음속의 생각을 아버지께 다 이야기 하는 스타일입니다. 또 좌충우돌하는 스타일입니다. 그런가 하면 큰 아들은 아버지께 불만이 있어도 꾹꾹 참고 사는 스타일입니다. 겉으로 보면 모범생입니다. 그러나 큰 아들은 아버지 집에 함께 살지만 아버지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아버지와 큰 아들은 공간적으로는 같은 곳에 있었지만 마음으로는 멀리 떨어져 있었습니다.

큰 아들에게 아버지가 단절의 벽을 부수고 다시 관계 회복을 시도합니다. 31절 ‘아들아 너는 항상 나와 함께 있으니 아버지 것이 다 너의 것이다.’ 아버지 것이 다 내 것이라는 것을 그는 온전히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또 동생은 죽었다가 다시 돌아온 존재라는 것을 깨닫지 못했습니다. 그가 아버지의 이런 마음을 온전히 알았다면, 그도 아버지가 베풀어 놓은 잔치에서 함께 즐거워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많은 사람이 아버지의 마음을 잘못 알기 때문에 아버지가 베풀어 놓은 잔치를 즐기지 못하며 살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버지는 행복한데 큰 아들은 행복하지 못했습니다. 잃은 양을 찾은 기쁨, 잃은 드라크마를 찾은 기쁨의 특징은 ‘함께 즐거워하자’라는 권유로 끝납니다. 죄인들이 예수께 돌아와 하나님 백성으로 다시 살아가는 것을 못 마땅히 여기는 사람들이 누구입니까?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입니다. 예수는 이 비유를 통해서 죄인들이 다시 하나님 품으로 돌아와서 하나님 백성으로 살게 된 것이 얼마나 큰 기쁨인지를 전합니다. 여기에 공감해주기를 기대합니다.

이 비유에 독특한 부분이 있습니다. 비유의 결말을 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아버지의 이야기를 듣고 ‘큰 아들이 잔치 집으로 들어갔는지, 들어가지 않았는지?’ 우리는 알 수 없습니다. 이렇게 끝맺음으로써 바리새인 청중들에게 강하게 바른 결정을 내릴 것을 유도합니다.

* 묵 상

1. 둘째 아들을 맞이하는 아버지와 큰 아들의 태도에서 무엇을 느꼈습니까?

2. 나에게 큰 아들과 같은 모습은 없었습니까?

3. 겉으로 드러난 죄인들을 향한 그리스도인들의 태도는 어떠해야 합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