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모든 피조물에게 주신 선물 눅 6:1–11

예수님과 서기관, 바리새인 사이에 논쟁이 자주 일어났습니다. 논쟁의 핵심은 율법과 안식일법에 대한 견해 차이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본문도 안식일에 제자들이 밀밭 사이를 지나면서 이삭을 잘라 손으로 비벼 먹는 것에 대해서, 또 안식일에 회당에서 예수께서 오른손 마른 자를 고친 것에 대해서 문제 삼아 일어난 논쟁입니다. 이 논쟁을 통해서 예수님은 율법과 안식일을 지키는 문제에 대해 본질적인 교훈을 주십니다.

안식일의 기원은 이렇습니다. 하나님께서 말씀으로 천지를 6일 동안 창조하시고 제7일째 안식하셨습니다(창 2:1-3). 여기서 우리는 잠깐 ‘하나님이 왜 쉬셨을까?’ 의문을 던져봅니다. 전능하신 하나님이 피곤하셔서 쉬었을까요? 아니면 피조물들의 아름다움을 돌아보려고 쉬셨을까요? 하나님은 피곤치 않으신 분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천지창조를 마치고 쉬셨습니다. 그리고 시내 산에서 모세에게 십계명을 주시기 전에 광야에서 만나를 주실 때에 이미 안식일법에 대해서 가르쳐주셨습니다(출 16:22-30). 그 후에 시내 산에서 십계명을 주실 때에 제4계명에 안식일을 기억하고 거룩하게 지키라고 말씀하셨습니다(출 20:8-11; 신 5:14-14).

하나님은 왜, 누구를 위하여 안식일을 제정하셨을까요? 왕이나 권력층 귀족들을 위해서 안식을 만드셨을까요? 저들은 쉬는 날을 정해 놓지 않아도 얼마든지 자기가 쉬고 싶을 때에 쉴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다른 사람의 권한 아래 있는 사람들과 짐승들은 주인이 쉼을 허락하지 않으면 쉴 수가 없습니다. 이렇게 본다면 하나님이 안식일법을 제정하신 궁극적인 목적은 약한 사람들을 위해서 정하신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안식일법에 나타난 하나님의 사랑과 긍휼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마음대로 쉴 수 없는 약한 자들을 향한 아버지의 사랑을 읽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안식일은 어떤 날인가요? 복되고 거룩한 날입니다. 6일 동안 열심히 일한 사람들에게 쉼을 주기 위한 날입니다. 하나님이 베푸신 사랑에 동참하는 날입니다. 천지를 창조하신 하나님의 전능하심을 기억하는 날입니다. 모든 피조물의 대표로 인간을 세워 피조물을 다스리게 하신 권한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예배하는 날입니다.

율법에는 안식일을 지키는 것에 대해서 여러 가지로 제시했습니다. 먼저 안식일에 금지된 일이 있습니다. 나무를 줍지 말고 불을 피우지 말라고 했습니다. 물건을 매매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이동하는 거리가 한정된 거리만 걸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금지령을 내리는 이유는 모든 피조물에게 온전한 안식을 주기 위해서입니다(출 35:3; 신 5:12; 느 13:15-20). 그런가 하면 안식일에 할 수 있는 일도 있습니다. 하나님께 제사 드리는 일(민 28:9-10; 겔 46:3), 제사장이 제사를 드리는 일(마 12:5), 가축에게 물을 먹이는 일(눅 13:15), 난 지 8일된 아기의 할례를 시행하는 일(요 7:22), 합당한 선행(마 12:12), 말씀을 가르치는 일(요 5:2), 생명을 살리는 일, 선을 행하는 일(눅 6장)은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개인의 이익을 위해서는 철저히 노동을 금지시켰습니다. 농경 사회에서 가장 바쁜 시기를 놓치면 손해를 보는 때인 비온 후 밭을 갈 때나, 곡식이 익어서 추수할 때에도 안식을 범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이와 같이 금지된 일이 있고 허락된 일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일들이 옥죄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만약 안식일 규범이 사람들을 더 힘들게 하는 또 하나의 족쇄가 된다면 안식일의 기능을 상실하게 됩니다. 안식일법을 잘 지키는 자들에게 주신 약속의 복도 있습니다. 땅의 높은 곳에 올려주십니다. 야곱의 기업으로 기르십니다(사 58:13-14).

첫 번째 안식일 논쟁에 대해서 예수님은 다윗이 자기와 함께한 사람들이 시장할 때에 하나님의 전에 들어가서 진설병을 먹었다는 옛 이야기를 합니다. 이 떡은 제사장 외에 아무도 먹을 수 없는 떡인데, 다윗과 그의 일행이 먹었습니다. 이것은 율법에 비추어 보면 범법행위입니다. 그런데 주님은 그의 행동을 정당화하십니다. 아마도 다윗이 진설병을 먹을 때의 상황은 극한상황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여러 날 굶주려 먹지 못한 때였습니다. 주님은 진설병을 먹을 수밖에 없는 상황을 설명해주십니다. 굶주려 죽어가는 생명에게 진설병을 먹게 한 것은 생명의 소중함을 강조하기 위함입니다. 진설병을 먹는 법보다 죽어가는 생명을 살리는 것이 더 우선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법은 코드법처럼 ‘A 하면 반드시 A’를 적용하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이런 것을 악용하는 것은 금지해야 하겠지만, 때론 상황에 따라서 충분히 더 좋은 선을 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배고파 죽어가는 자에게 참된 쉼은 음식으로 대접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 논쟁은 안식일에 회당에서 병 고치는 문제입니다.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은 하나님께 예배하고 생명을 살리는 선한 일보다는 누가 안식일법을 지키는지 감시하는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저들의 행동 자체가 이미 안식일법에 어긋난 것입니다. 약한 자들을 돌아보고 말씀을 가르치고 하나님께 감사하는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누군가를 고발하는 데 시간을 다 사용하고 있습니다. 안식일법은 고발에 있지 않고 쉼에 있습니다.

나눔: 1. 안식일에 예수와 바리새인 사이에 어떤 논쟁이 일어났습니까?

2. 예수님의 안식일법에서 가르침의 핵심은 무엇입니까?

3. 우리가 주일을 어떻게 준비하고 지키는지 나누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