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으면 요12: 20 – 26 [영상링크]

 예수께서 예루살렘 입성하실 때 많은 사람이 대대적으로 환영하며 맞이했습니다. 유대교로 개종한 헬라 사람들이 유월절을 지키려고 예루살렘에 와서 이런 광경을 지켜보고 예수께 관심을 가집니다. 예수를 개인적으로 만나기를 원합니다. 이 시점에 예수가 모든 사람의 선망에 대상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런 모습은 유대를 넘어서 온 세상이 예수를 좇는다는 실제적 현상을 보여 주는 장면입니다.

 헬라인들은 예수의 제자인 빌립에게 접근해서 자기들이 예수를 개인적으로 만나 보고 싶다는 마음을 알립니다. 그들은 직접 예수님께 나아가지 않고 빌립의 소개를 받고자 하였습니다. 그것은 그들이 예수님을 경외(敬畏)하는 증표입니다. 그런데 하필 다른 제자들보다도 빌립과 접촉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빌립"이란 이름이 헬라식 이름인 사실로 보아서 그가 누구보다도 헬라어를 잘한 사람이었든지, 아니면 그들이 빌립의 고향 벳새다(헬라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곳)에서 온 동향 관계였기 때문으로 볼 수 있습니다.

 저들은 빌립을 향하여 개혁 성경에 선생이여 라고 불렀는데 이 단어는 헬라어 ‘큐리에’로 ‘주여!’라는 뜻의 극존칭에 해당합니다. 예수 제자에게 주여! 라는 호칭으로 불렀다는 것은 예수에 대해서는 더 높은 존경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헬라인들이 이런 마음을 가지게 한 것은 많은 무리가 예수를 따르며 호산나 찬양한 것에서 기인됩니다. 그래서 예수의 제자들도 훌륭한 사람으로 여겼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존대함은 저들 생각에 예수가 세계를 지배할만한 엄청난 능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마치 헬라의 철학자가 사상을 펴서 세계를 지배해 나아가듯 예수께서 어떤 위력을 발휘하여 세계를 다스리게 될 것으로 생각한 것같습니다. 헬라인들이 예수를 보기 원하는 구체적인 내용은 나오지 않지만 아마도 예수 안에서 세계를 다스릴만한 권능과 영광을 보기 원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헬라인들이 예수를 만나 보기 원한다는 말을 듣고 예수는 헬라인들을 직접 불러서 말씀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제자들에게 자기의 뜻을 전달합니다. (23절-26절)

 예수의 말씀은 제자들의 귀가 번쩍하는 말씀으로 시작합니다. ‘인자가 영광을 얻을 때가 왔도다.’ 제자들과 헬라인들이 기대하고 있었던 영광은 세상에서 큰 권세로 다스리는 영광입니다. 예수가 세계를 통치하는 엄청난 권세자로 군림하는 영광입니다. 예수께서 천지개벽을 일으키는 것과 같은 큰 능력을 나타내시어 로마 사람들을 다 쳐부수고 헤롯의 왕좌를 둘러 엎는 종말론적인 메시아를 기대한 것입니다.

 영광이란 단어는 다니엘 7장에 예언된 것으로 국가적인 부흥과 영광을 암시하는 단어였습니다. 인자라는 이름을 가진 이스라엘 민족의 메시아가 영광중에 나타나면 이스라엘 국가가 부흥하여 황금시대를 이루게 된다고 다니엘이 예언했습니다. 제자들은 이 영광을 기대한 것입니다. 반면에 헬라의 철학에서 영광은 앞으로 초인적인 철학자가 나타날 때 지혜와 평화가 충만한 유토피아의 시대가 도래할 것을 내다보는 영광입니다. 그런데 지금 예수님께서 자신이 인자로 영광 중에 나타날 때가 되었다고 말씀했습니다. "인자가 영광을 얻을 때가 왔도다." 선포하셨습니다. 예수님이 이 말씀 했을 때 그 말씀을 들은 유대인들과 헬라인들은 각각 자기 생각에서 긴장과 흥분을 감추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드디어 때가 왔구나! 수백 년 동안 기다리던 이스라엘 나라 회복의 때와 부흥의 때가 왔구나! 지혜와 평화가 충만한 유토피아의 시대가 도래하는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영광의 시대를 사모합니다. 고난 십자가보다 부활과 영광을 더 좋아합니다. 개인적인 영광과 국가적인 영광의 시대를 사모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도 국가적인 부흥과 영광의 시대가 오기를 고대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영광을 얻을 때가 왔다고 말씀하신 다음 즉시 영광과는 정 반대가 되는 말인 죽음이란 말을 사용하셨습니다. 이 말씀은 예수가 말하는 영광과 제자들과 헬라인들이 생각하고 있는 영광이 다르다는 것 말씀하십니다. 그러면서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영광에 대해서 한 알의 밀을 통해서 말씀하십니다.

 자신이 영광을 얻을 때가 오기는 했지만, 그것은 자기가 땅에 떨어져서 죽을 때가 온 것을 의미한다고 말씀했습니다. 그리고 예수의 죽음은 마치 밀알이 땅에 떨어져서 묻히고 죽어 다시 많은 열매를 맺는 현상과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과 헬라인들이 기대하는 영광은 정치의 힘이나 군사의 힘이나 경제의 힘이나 철학의 힘으로 가져올 영광이라면 예수의 영광은 자기희생의 죽음으로 가져올 영광인 것을 암시했습니다. 그래서 영국의 설교자 윌리암 바클레이는 이 예수님의 말씀을 가리켜 "Amazing Paradox"(놀라운 역설)이라고 불렀습니다.

 예수가 말하는 영광은 언제나 죽음을 통한 영광, 즉 십자가를 통한 부활과 승천의 영광입니다. 영적인 영광이든 사회적인 영광이든 간에 기독교가 말하는 영광은 언제나 십자가 죽음을 통한 영광입니다. 내가 땅에 떨어져 묻히고 죽을 때 더 많은 결실을 가져오는 영광입니다. 예수가 죽음으로 온 인류가 그 안에서 살아있습니다.

묵 상: 

1.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 후 어떤 현상이 일어났습니까?

2. 헬라인이 찾아온 후 예수께서 말씀하신 영광은 어떤 영광입니까?

3. 주님이 보여 주시는 영광을 보려면 무엇이 우선이 되어야 합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