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땅에 세워진 주님의 교회는 다양한 고난의 사건들을 맞이하면서 여기까지 성장해 왔습니다. 예루살렘 교회의 처음 박해는 교권주의자들(제사장과 서기관들)에 의해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때에 스데반 집사가 순교를 당하고 사도를 제외한 대부분의 성도들이 사방으로 흩어졌습니다. 흩어진 성도들은 사마리아에서 안디옥까지 전도하며 부흥을 일으켰습니다. 

이방 땅 안디옥 교회에서 하나님의 은혜가 임하고 부흥의 역사가 날마다 일어날 때에 모체 교회인 예루살렘 교회에서는 사도들이 핍박으로 죽임 당하고 옥에 갇히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이번에 핍박의 주도세력은 세속 왕인 헤롯입니다. 

신약성경에 등장하는 헤롯왕은 여러 명입니다. 본문에 등장한 헤롯왕은 아그립바 1세(AD.37-44)입니다. 그는 대 헤롯의 손자로서 10세 때 조부 헤롯대왕이 죽기 조금 전에 로마로 보내져서 거기에서 교육을 받았고 생의 2/3를 로마에서 보냈습니다. 로마의 칼리굴라가 황제가 되는 일에 공을 세워서 그 보답으로 37년 숙부 빌립의 영토인 갈릴리 북부의 땅에서 분봉 왕이 됩니다. 그는 기회주의자로서 팔레스타인 이외에서는 철저한 헬레니스트였고, 유대 땅에서는 율법의 의식과 습관들을 형식적으로 준수하는 자였습니다. 그가 교회를 핍박한 원인도 유대인들의 환심을 얻기 위함이었습니다.

헤롯왕은 사도들을 모두 죽이려는 음모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 계획이 구체적으로 진행되었는데 일차적으로 야고보 사도를 칼로 죽였습니다. 이 일로 인하여 교회는 또 한 번의 큰 아픔을 맞이합니다. 헤롯이 야고보 사도를 참수했을 때에 유대인들은 기뻐했습니다. 정치인들은 자기가 행하는 일들을 백성이 기뻐한다는 것을 알면 더 과잉적으로 행동합니다. 정치인들은 때로 공의로움과 국가의 이익보다 다수의 의견에 관심을 가집니다. 헤롯은 백성의 호응이 좋은 것을 보고 신이 나서 이참에 수제자인 베드로까지 죽이려고 그를 잡아 옥에 가두었습니다.

헤롯은 옥에 갇힌 베드로를 마치 큰 죄를 범한 죄수를 다루듯이 군사들에 의해서 철저히 지키도록 하였습니다. 유월절 절기가 끝나면 때를 보아서 베드로를 옥에서 끌어내어 참수하려고 했습니다. 역시 백성들에게 인기를 얻기 위한 계획입니다. 만약에 이 계획이 헤롯의 계획대로 진행되었다면 초대 교회는 엄청난 타격을 받게 되었을 것입니다.

이런 엄청난 사건이 진행되고 있는데 베드로는 이런 상황을 아는지 모르는지 깊은 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내일이면 야고보처럼 참수형을 당할 확률이 높은데 잠을 잤습니다. 보통 사람 같으면 두려워서 잠을 이룰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가 잠을 잘 수 있었던 것은 아마도 모든 염려를 주께 맡기고 마음에 평강을 얻었기 때문이 아닐까 추정해 봅니다.

베드로 사도가 옥에 갇혀 있었을 때에 교회 공동체는 무엇을 했습니까?

5절 ‘이에 베드로는 옥에 갇혔고 교회는 그를 위하여 간절히 하나님께 기도하더라.’ 초대 교회는 헤롯과 맞서 싸울 힘이 있는 공동체가 아닙니다. 그래서 저들은 연약한 자기들의 힘으로 싸우려 하지 않고 헤롯의 힘을 능가할 힘을 가진 분에게 이 일을 부탁합니다. 저들이 기도의 대상으로 삼은 하나님은 헤롯을 능히 꾸짖고 패배시킬 수 있는 전능자이십니다. 

우리가 기도할 때에 꼭 기억할 것이 바로 이 부분입니다. 우리의 기도의 대상인 하나님에 대한 신지식입니다. 그분은 전능한 하나님이십니다. 그 전능하신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시는 분이라는 것입니다. 이 믿음 위에서 기도하면 그분의 뜻에 합당하게 역사하십니다. 여기서 우리는 기도의 응답에 대해 좀 더 깊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예컨대 교회 공동체는 야고보가 옥에 갇혔을 때에도, 베드로가 옥에 갇혀 있을 때에도 기도했을 것입니다. 야고보는 순교를 당하였지만 베드로는 하나님께서 천사를 보내셔서 옥문을 열고 탈옥하게 하십니다. 왜 각각 다른 결과가 나왔는지를 우리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야고보로부터는 순교자의 삶을 받으시고 베드로에게는 아직 초대 교회에 더 해야 할 사명이 있었기 때문으로밖에 볼 수 없습니다.

혹자는 이 사건을 두고 이렇게 주장하는 자도 있습니다. 초대 교회가 사도들이 옥에 갇혔을 때에 하나님께 구체적으로 어떻게 기도했을까요? ‘주님 사도들을 탈옥시켜주세요.’라고 기도했을까요? 반대의 경우도 합리적입니다. 즉 야고보가 순교를 당하는 것을 보고난 다음에 성도들이 베드로도 순교당할 것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오히려 순교에 대한 기도를 했을 것으로 추정할 수도 있습니다. 베드로가 일전에 십자가 앞에서 주님을 세 번 부인했는데 이번에는 부인하지 않는 큰 믿음으로 순교하게 해달라고 기도했을 수도 있습니다. 참 의미 있는 상상이라 봅니다.

사도행전의 특징 중에 하나는 중요한 사건마다 나타나는 하나님의 천사의 등장입니다. 이것은 인간의 이성과 경험을 넘어서 일하시는 하나님의 방법을 보여주는 부분입니다. 하나님은 지금도 그분의 특별한 방법으로 일하시고 계십니다.

헤롯은 유대인의 환심을 얻으려고 야고보를 참수했고 베드로까지 참수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하나님의 허락하심이 없으면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오히려 헤롯이 교만해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지 않음으로 인해 벌레에 먹혀 죽임을 당하는 심판을 받습니다.

교회는 세상으로부터 호의적인 대우를 받기보다 늘 적대적인 대접을 받으면서 여기까지 성장해 왔습니다. 세상의 권세와 어려운 환경이 교회에 고난을 가져다주었지만 그 어떤 힘의 세력으로도, 그 어떤 환경적인 요인으로도 하나님의 교회를 맞설 수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교회는 하나님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교회는 이런 교회사적인 역사로부터 교훈을 받아 그 어떤 환경에서도 위축되지 말고 하나님의 일하심을 기대하며 담대히 나아가야 합니다.

* 묵상 

1. 예루살렘 교회에 큰 핍박이 일어났을 때에 교회 공동체는 어떻게 대응했습니까?

2. 공동체가 기도할 때에 꼭 기억해야할 것은 무엇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