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은 예수께서 자기를 의롭다고 믿고 다른 사람을 멸시하는 자에게 주시는 교훈입니다. 먼저 자기를 의롭다고 믿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요?자기 나름대로 의롭게 살려고 노력을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방탕하게 사는 사람이 이렇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나름 윤리적이고 법을 준수하고 선한 일을 추구하며 살려는 자입니다. 본인이 그런 삶을 지향하고 살아가는 것은 참으로 좋은 것입니다. 문제는 다른 사람에게 은연중에 자기처럼 살기를 강요하는 데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자기 의를 평가 기준으로 삼아서 다른 사람들을 무시하고 정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수께서 스스로 의롭다고 여기는 자들에게 한 비유의 말씀을 전합니다. 비유에 등장하는 인물은 두 사람입니다. 이야기가 일어난 장소는 거룩한 성전입니다. 첫 번째 등장인물은 바리새인입니다.바리새인(페투쉼)이란 “분리된 자”란 의미입니다. 율법에서 깨끗하지 않다고 하는 것들로부터 분리하려는 태도에서 나온 말입니다. 바리새인은 BC. 130년경 마카비 시대(구약과 신약의 중간기)에 최초로 등장했습니다. 바벨론 포로기 동안에 성경으로 돌아가자는 운동의 결과물로서, 유대인의 회당을 중심으로 일어났습니다. 처음에는 율법을 엄격히 지키는 자들이라고 존경을 받았고 당대에 가장 경건한 부류의 사람으로 인정받았습니다.
두 번째 등장인물은 세리입니다.당시에 세리는 창녀와 함께 죄인으로 불렸습니다. 세무 업무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그들이 로마의 지배 아래 로마인들에게 빌붙어 사는 사람들이었다는 데 있습니다. 일제 강점기 때에 친일파와 같은 존재들입니다. 그래서 세리는 당대에 죄인으로 낙인찍힌 부류입니다.
어느 날 경건한 부류인 바리새인과 죄인으로 낙인찍힌 세리가 같은 시간, 같은 성전에서 기도하게 되었습니다. 유대인들은 하루 두 번씩 성전기도를 드렸습니다. 대제사장이 성전에서 속죄제 희생을 드리는 시간은 오전 9시와 오후 3시인데, 이때 제사장이 성소에 들어가서 향단에 분향하며 하나님의 백성의 죄에 대해 용서를 구하는 희생 제사를 드렸습니다. 그때에 백성들은 성전 뜰에서 희생 제사를 지켜보며 하나님의 자비와 용서를 간구하고 그들의 소원을 들어주실 것을 기도했습니다.
먼저 바리새인의 기도하는 모습을 살펴봅시다.바리새인들에게 성전은 저들의 홈그라운드입니다. 그래서인지 그는 담대히 따로 서서 기도했습니다. 이 말 속에서 그가 가장 좋은 자리를 선택해서 기도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는 성전 뜰 안에서 세리와 떨어진 자리에서 기도했습니다. 이런 태도 속에서 바리새인은 죄인 취급받는 세리와 자기가 다르다는 것을 나타내려 합니다.
바리새인의 기도 내용은 이렇습니다.먼저 기도의 대상인 하나님을 부릅니다. 그리고 자기는 다른 사람들과 같지 않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그러면서 구체적으로 다른 사람과 같지 않은 항목들을 나열합니다.
‘자기는 토색하지 않았고, 불의하게 행하지 않았고, 간음하지 않았고 이 세리와도 같지 않습니다’라고 합니다. 그리고 자기가 의롭게 살아온 것을 가지고 감사합니다. 바리새인은 하나님 앞에서 자기의 의로움을 엄청나게 자랑합니다. 나아가 바리새인은 자기의 믿음생활을 하나님께 자랑합니다. 일주일에 두 번 금식한 것과 소득의 십일조를 드린 것을 자랑합니다. 바리새인의 기도에는 통회하는 회개가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베풀어주신 은혜에 대한 감사도 전혀 없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자비를 구하지도 않습니다. 하나님 앞에 자기 자랑만 늘어놓습니다.
다음으로 세리의 기도를 살펴봅시다. 그는 멀리 서서 기도합니다. 이 말은 자신을 죄인으로 여기면서 사람들의 눈에 잘 띄지 않는 장소에서 기도했다는 것입니다. 구석진 곳이나 후미진 곳으로 볼 수 있습니다. 낮은 자리에서 그는 기도합니다. 세리는 ‘눈을 들어 감히 하늘을 쳐다보지도 못하고, 가슴을 손으로 치면서 ’하나님이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나는 죄인이로소이다’ 고백합니다. 길지 않지만 겸손히 통회하며 하나님의 긍휼을 구하는 기도를 드립니다.
하나님 앞에 서는 자는 자신의 죄를 발견해야 하고 고백해야 합니다. 자신이 의인임을 자랑할 것이 아니라 거룩하신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허물을 바라보고 회개해야 합니다. 두 사람의 기도에 대한 예수님의 평가는 이렇습니다. 스스로 의롭다고 자랑만한 바리새인이 의롭다고 인정받지 못하고, 오히려 가슴을 치며 ‘나는 죄인입니다’라고 통회한 세리가 의롭다고 인정받습니다. 세리의 기도는 하나님이 원하시는 기도이며 상한 심정입니다. 하나님 앞에 자기 의를 자랑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모든 사람은 하나님 앞에서 그분의 긍휼을 구하는 길밖에 없습니다.
불의한 재판관 비유에서 힘없는 과부가 승리한 것처럼 시대의 죄인이라고 낙인찍힌 세리가 스스로 의롭다 한 바리새인보다 더 의로운 사람이라고 주님은 인 쳐주셨습니다.
>말씀과 찬양>동석강단
하나님의 나라와 어린이
하나님이여 ! 불쌍히 여기소서
항상 기도하고 낙심하지 말라